나를 향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를 ‘선택’하신 예수님
[리뷰]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

몇 년 전 사순절을 경건하게 보내고 싶어서 이 책을 샀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읽지 못하다가 어제 다시 책을 폈는데,
너무 은혜가 되어서 3시간 동안 모두 읽고 말았습니다.

변화산 새벽기도회를 앞둔 만나의 성도들,
그리고 사순절 절기를 맞이한 성도들 모두,
이 책을 읽으며 깊은 묵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표지에 실린 특이한 십자가를 설명해야겠네요.
어느 러시아 기독교인이 예수님을 믿은 감격에 겨워
지금은 폐쇄된 어느 낡은 러시아 교회에서 못을 뽑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못들을 엮어 십자가를 만들었고,
십자가 둘레에는 철조망으로 만든 면류관을 씌웠습니다.

그 모양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맥스 루케이도는 이 책의 표지에 그 십자가를 넣은 것입니다.
쓰러져가는 러시아의 교회를 보며 아파하는 주님의 십자가가 느껴져서
한참동안 표지를 보며 묵상했습니다.

저자는 십자가상에서 있었던 예수님과 관련된 모습들에 대해
아주 세밀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글을 서술합니다.
군병들이 뱉은 침 속에 우리의 어두운 면을 담당하려는 하나님의 약속이 담겨져 있다는 것,
가시 면류관 속에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것,
군병들이 못을 박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려고 못을 선택하셨다는 이야기,
그 외에도 옷에 담긴 약속, 찢긴 몸을 통한 임재, 포도주 적신 해융에 담긴 의미,
수의 속에 담긴 약속 등 십자가 사건과 관련된 수많은 순간들에 대해
깊으면서 쉬운 메시지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 중 ‘두 개의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약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예수님 옆에 두 명의 강도가 달린 것을 잘 아시죠?
왜 예수님 옆에 두 개의 십자가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예수님이 왜 가운데 있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정말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더군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겠습니다.

“회개한 강도를 생각해 보라.
우리는 그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그는 인생에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친구를 잘못 선택했고 가치관을 잘못 선택했고 행동을 잘못 선택했다.
그러나 그의 삶을 과연 쓰레기 인생으로 볼 수 있을까?
그는 지금 자신이 내린 모든 잘못된 선택들의 열매를 거두며 영원을 보내고 있을까?
아니다. 정반대이다. 그는 지금 자신이 내린 한 가지 바른 선택의 결실을 즐기고 있다.
결국 그가 내린 단 하나의 선한 선택이 모든 잘못된 선택들을 상쇄시킨 것이다.

당신도 살아오면서 몇 가지 잘못된 선택을 내린 일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친구를 잘못 선택했고 어쩌면 직업을 잘못 선택했고 심지어 배우자를 잘못 선택했을 수도 있다.
인생을 돌아보며 당신은 이렇게 말한다.
“그 잘못된 선택들을 바꿀 수만 있다면 … 바꿀 수만 있다면.”
당신은 물론 바꿀 수 있다.
영원에 대해 한 가지 바른 선택을 한다면 이 땅에서의 천만 가지 잘못된 선택을 상쇄할 수 있다.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다.

두 사람이 동일한 예수님을 보았는데
어떻게 한 사람은 그분을 욕하는 길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은 그분께 기도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졌다.
한 사람이 기도했을 때 예수님은 그를 사랑하셔서 구해 주셨다.
다른 사람이 그분을 욕했을 때 예수님은 그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그냥 두셨다.
그분은 그에게 선택권을 주셨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십자가는 고난당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없는 십자가(Cross)가 있고,
고난 받는 예수님의 모습이 있는 수난상(crucifix)이 있습니다.
개신교는 Cross를 사용합니다.
부활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고난 받는 예수님보다는
고난당한 예수님의 모습이 사라진 Cross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동의합니다. 우리의 신앙에서 부활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런 묵상이 됩니다.
‘고난당하는 crucifix를 멀리하면서 우리는 주님의 고난을 잊어가고 있구나!
세상 속에서 조금만 어려움을 겪게 되면 영적으로 이기지 못하는 나약한 신앙이 되고 말았구나!’
우리 솔직해져 볼까요?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믿는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사순절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난주간에 정말 고난을 묵상하십니까?
영상으로 예수님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볼 때 잠시 눈물 한 번 흘리는 것이 우리의 모습 아닙니까?

이 책의 제목은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입니다.
원서의 제목이 ‘He chose the nails.’입니다.
예수님께서 다른 세력에 의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 아닙니다.
그 분이 십자가와 그곳에서 못 박히는 것을 선택하신 겁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나 때문입니다.
주님이 바로 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너무 당연한 말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의 능력과 부활의 기쁨을 온전히 체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 동안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십시오.
그래서 참된 십자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글.  이훈 목사(분당 만나교회 부목사)
발췌. 크리스천투데이